홍씨의 그리움
2010. 5. 22. 01:25ㆍ책 속에서
구름이 스치듯이 바람이 불어가듯이 그렇게 만났다 헤어지는 목마름 속에서 그런말은 다 부질없는 것이었다.
아무 기약 없이 가고 아무 기별 없이 오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떠날때는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오고 있는 사람이라 여겼던 것이다.
그러면 서운함은 기다림이 되고, 기다림은 외로움을 삭여주었다.
그러나 어디인지 모를 먼 길을 돌아 기별 없이 오는 사람을 기다리는 목마름은
늘 가시지 않았다.
그 날들이 생각보다 길어지면 두려움이 고개를 들고는 했다.
이대로 영영 안 오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다독거리고 다스리려고 애썼다.
애초에 바람이고 구름의 인연이었지 끈으로 동여맨 속세의 인연이 아님이었다.
구만리장천을 나는 무수한 새들이 깃을 스친 그런 인연이었다.
그런데 구름이 만나 빗방울을 떨구고, 바람이 만나 씨앗을 옮긴 것이었다.
그러니 더 무엇을 바랄 것이랴.
동걸이가 있으니 오지 않는다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니요, 떠났다고 떠난 것이 아니라고 마음에 다지고 또 다지고는 했다.
집착이 업이요 업이 고통이니 집착을 버리라는 가르침을 따르고자 했다.
----- 조 정래 작 "아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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