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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조용히 흔들린다
강변연가
2021. 10. 18. 22:38
가을은 조용히 흔들린다
이 향아
미닫이를 내리는 손마디에서
가을은
조용히 흔들린다
우리가 눈으로 함박 웃을 때
가을은 금새
꽈리처럼 영글어 버린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취해서 돌아오는 오후
햇살은
그리운 머릿만을 만지는
머언 나팔 소리
한밤내 기침하며 키를 늘여도
향기로운 새벽
아무것도 못 된
하찮은 우리들
돌다리목에 엎드려 물을 웃킬 때
가을은 핏속으로 스며와
나를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