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9. 23:55ㆍ좋아 하는 시
초혼(初 魂)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어!
허공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너도 주인(主人) 업는 이름이어!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듸는
끗끗내 마자하지 못하엿구나
사랑하든 그 사람이어!
사랑하든 그 사람이어!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니웟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떠러져 나가 안즌 산(山) 우헤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서름에 겹도록 부르노라.
서름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빗겨 가지만
하눌과 땅 사이가 넘우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여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사랑하든 그 사람이어!
사랑하든 그 사람이어!
- 시집 "진달래꽃(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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